관성모멘트 룰 내 최대화 2010년 뉴 모델 골프클럽을 둘러보면 대부분 메이커의 모델이 비슷한 소재와 디자인을 채용하고 있어 특별한 변화는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분명 눈에 띄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가장 큰 특징은 관성모멘트의 최대화다. 관성모멘트의 최대화는 헤드의 반발계수 제한에 따라 자연스럽게 업계의 트렌드가 됐다. 그러나 관성모멘트의 확대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어서 각 메이커에서는 독자적인 테크놀로지를 채용하고 있다. 던롭과 캘러웨이, 테일러메이드 등에서는 이미 전통적인 원형 디자인을 파괴하고 솔을 후방으로 길게 늘어뜨린 ‘찐빵형’ 헤드를 채용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는 보수적이고 정통적인 디자인만을 고집하던 핑에서도 중심각을 넓히고 헤드를 뒤쪽으로 늘린 G15와 i15 드라이버를 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같은 트렌드는 헤드 페이스의 반발력 제한으로 인한 비거리 손실을 만회하고 점차 까다로워지고 있는 코스에서 보다 쉽고 정확하게 공략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현상이지만, 수년 동안 다양한 모델을 통해 비거리와 정확성 면에서 확실하게 검증받으면서 이제는 관성모멘트 드라이버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던롭에서 새롭게 출시한 뉴 젝시오는 경비중 신소재를 페이스와 보디 부분에 사용했다. 힐과 토우 사이의 솔 면에 SUS웨이트(3g)를 장착, 무게 중심을 낮추는 동시에 중심 심도를 더욱 깊게 했다. ‘찐빵형 헤드’ 진화에 주목 ‘찐빵형 헤드’는 지난해부터 드라이버 헤드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2010년 모델도 예외는 아니다. 460㏄의 대형 헤드에 후방을 뒤로 길게 늘려 관성모멘트를 최대화시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찐빵형 헤드’를 장착한 드라이버는 무게중심을 최대한 낮고 깊게 가져가 클럽 헤드의 관성모멘트를 최대화시킴으로써 보다 쉽고 정확하게 볼을 띄울 수 있을 뿐 아니라 페이스 어디에 맞아도 강하게 멀리 날릴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만큼 헤드 제작 기술력이 향상됐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헤드가 탄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트렌드가 되고 있는 ‘찐빵형 헤드’에는 숨겨진 뒷이야기가 있다. 대부분의 일본 클럽 업체들이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타입의 헤드를 개발하는 데서 비롯됐다는 것. 골프인구가 매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중국시장은 일본 클럽메이커으로서는 새로운 활로이자 위기 극복의 열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은 이미 수년 전부터 자국 내 유통만으로는 과거 명성을 이어갈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결국 해외 수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거대 시장 중국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클럽 헤드 콘셉트와 디자인에도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따라서 일본 클럽 업체들은 앞다퉈 중국인 골퍼들이 선호하는 디자인과 취향을 수년 전부터 분석하게 됐고, 이에 따라 솔 면이 넓고 큼직한 타입의 헤드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가토 유키오 일본 크라임프리 사장은 “중국 골퍼들은 한국이나 일본 골퍼와는 달리 찐빵 모양의 대형 헤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며 “드라이버뿐 아니라 아이언도 솔 면이 넓고 큼직한 디자인을 선호하기 때문에 많은 메이커에서 중국인 취향의 헤드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본 에스야드의 한 해외영업 담당자는 “중국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메이커라면 올해도 찐빵 모양을 연상케 하는 대형 헤드에 대한 비중을 더욱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넓어진 스위트스폿, 중심 벗어나도 굿샷! 드라이버 헤드의 스위트스폿보다 페이스 주변부가 얇게 설계된 모델도 늘고 있다. 스위트스폿은 룰 적합으로 두껍게 설계됐지만, 그 주변부는 고반발 페이스로 얇게 설계해 중심을 벗어난 타구에도 비거리 손실을 최소화한 것이다. 즉 페이스 전면이 스위트스폿인 셈이다. 온오프 46P 드라이버는 페이스 하부를 두껍게, 스위트에어리어 주변은 얇게 설계한 테이퍼 스텝업 두께로 얇게 함으로써 최대 초속존을 대폭으로 확대시켰다. 캘러웨이 레가시 투어는 440㏄ 헤드로 투어프로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개발했지만, 하이퍼블릭 페이스 테크놀로지를 채용해 페이스 두께를 전략적으로 조정, 임팩트 시 효율을 최대한 높여주고 넓은 스위트스폿을 가지고 있어 페이스 전면에 걸쳐서 높은 볼 스피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다양한 사양, 사용자 폭 넓혀라! 다양한 사양의 샤프트를 채용해 사용자 폭을 대폭으로 넓히는 것도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같은 사양의 샤프트라 해도 중량과 토크가 다른 2개의 샤프트를 채용, 사용자 레벨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던롭 뉴 젝시오는 MP600K와 MP600M 미들킥 카본 샤프트의 두 가지 종류를 출시했다. 같은 R(레귤러) 사양이라도 MP600K는 46g, MP600M은 57g으로 자신의 파워에 맞는 샤프트를 선택할 수 있다. 핑에서는 기존 사양에 일본 사양의 샤프트를 추가로 출시했다. 기존 샤프트는 45.75인치로 약간 딱딱하지만, 일본 사양의 샤프트는 45.25인치로 90마일 이하의 골퍼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같이 전혀 다른 기능을 지닌 두 가지 샤프트를 선택할 수 있게 함으로써 골퍼들의 선택 폭을 넓히고 다양한 유저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고반발 드라이버 ‘반란’ 계속된다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헤드 페이스의 반발계수 제한으로 인해 모든 메이커에서 룰에 적합한 드라이버를 출시하며 아마추어 골퍼들도 공인 드라이버만을 구입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특히 일본에서는 골프장에 따라 공인 드라이버만을 사용해야 하는 홀이 있을 정도로 공인 드라이버에 대한 룰을 엄격하게 따르려는 움직임이 강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소외받던 고반발 드라이버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파워가 부족한 시니어 골퍼들을 위한 스페셜 모델로 고반발 드라이버를 출시하는 업체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아마추어 골퍼 중에서도 파워가 부족한 시니어들은 골프대회에 출전할 일이 없고, 비거리가 나지 않아 어떻게든 비거리를 늘리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카타나를 비롯한 일부 메이커에서는 고반발 클럽을 출시하면서 매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올해도 룰 적합 드라이버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클럽시장에 맞서 고반발 드라이버가 틈새시장을 파고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박상석 프로는 “고반발의 매출이 전체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고반발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박 프로는 “고반발 클럽에 대한 환상이 깨지지 않는 한 올해도 지난해 정도의 인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8년에는 고반발하면 카타나 스워드를 떠올릴 정도로 고반발 시장을 독점했지만, 지난해부터는 크라임프리, 에나, 미스테리, E2, 그랑프리, 아키라 등에서도 고반발 클럽을 출시하는 등 그야말로 고반발 클럽 붐이 다시 일어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일부 클럽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형상일 뿐 그렇게 오랫동안 인기를 끌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최근에 출시되고 있는 드라이버는 룰 적합 클럽이라도 고반발 못지않은 비거리 성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또 고반발 헤드는 페이스가 얇기 때문에 충격에는 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견해다. 일부 업체에서는 고반발을 넘어 ‘슈퍼 고반발’ 헤드까지 등장시키고 있지만, 골프장 전장이 길어지고 코스 레이아웃이 까다로워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든 비거리를 늘리는 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정확하게 보낼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현명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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